2015/11/02

11.7 마침표



어디서 부터 글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직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서다.
그냥 써내려가면서 내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서 노트북을 켰다































어제 하은이가 우리사이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루아침에 일방적으로,
도희에게 자기는 카톡으로도 나.효와 대화하기싫으니
대충 정리해서 보내달라는 말을 남겨두고
단톡방에서 나가버렸다.
마지막 으로 우리집에 놀러와서 찍은사진은 불과 2주전인데,
마지막으로 만나서 놀기로했던 약속은 불과 2일전인데
누구하나 반성하고 고민해볼 시간도 주지않고
수년간에 걸친 우리 사이의 관계를 혼자 정리하고 통보했다
그것도 직접도 아닌 도희를 통해
너무 웃기다
개인톡을 몇십개 보내고 전화를 몇통씩했더니
그제서야 나한테도 카톡이 왔다
자길 대하는 내가 진심이냐며,
우리 사이에서 눈치보는 자신이 싫다더라
아무렇지 않은 척 우리사에 있는 자신에게 질려버렸다고 했다
너무나 당연하게 자신의 단점을 나열하는 우리에게
비춰진 자기모습이 싫다고 했고,
몇년동안이나 자기를 그렇게 생각하면서 어떻게 같이 다녔나 싶다고했다
누가 자기를 그렇게 보는건 우리뿐이라
우리와의 관계에 종지부를 찍겠다더라

끝까지 이기적이다

수십줄되는 카톡을 몇번이고 읽어보다가
겨우 답장을 보냈다
내가 느낀 그대로 솔직하게 보냈다
일단 나보고 진심이냐고 물어봤던거에 1차 쿠크
난 단연컨데 진짜 하은이한테 진심이 아닌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나의 어떤 모습과 어떤 행동을 보고 내가 자기한테 진심인가 아닌가에
대해 혼자 고민하게 됬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가장 친한 친구가 그런 고민을 했다면 그건 다 내잘못이다
그리고 카스간날 나랑 하은이 사이에 있었던 끔찍한 일
소은이가 우릴 떠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한 일
그것 때문에 자기가 내 눈치를 보기 시작하다가
점점 애들눈치를 본다고 했다.
그래서 친구관계에 왜 눈치를 봐야하냐며 그만두겠다더라
 
그럴수도있지만 방법이 한참 틀렸다
 
끝내자는 통보전에 다시한번 우리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봤더라면 , 조금이라도 우릴 배려했더라면 이렇게는 아니다
 
어쩌면 하은이 말처럼 우린 소은이사건때
이미 다 끝나버린 사이일지도 모른다
추억때문에 서로를 억지로 붙잡고있었는지도 모른다
돌이키기엔 너무많이왔고 서로를 비난하고 욕하고 울고 짜고
의심하고 못볼꼴 다봤는데 어떻게 예전처럼되겠어
너가 다른 사람한테 날 어떻게 얘기했는지 내가봤는데
어떻게 우리가 한치도 다름없이 예전같을수가 있겠어
 
근데 나는 진짜 노력했다
 
하은 소은 도희 효정이가 나한테 어떤의미를 가진 친구들인지
내 자신이 제일 잘알았고
잃었을때의 상실감이 내가 느낀 배신감보다
훨씬 고통스러울꺼라는 판단하에
용서했다 잊으려고 노력했고 사랑으로 포용했다
 
하은이가 도희에게 마지막으로 남긴말은
우리 모두에게 상처 그 자체였다
나한테는 말할것도 없다고 했다
ㅋㅋㅋㅋㅋ그렇게 그냥 혼자 끝내버렸다
 
아직도 정리가 안된다
그냥 결국 이렇게 될 사이였기때문에
이렇게 됐나보다하고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부족한 친구인가 싶다
 
누군가 떠나갈때마다 결국 내사람만 챙기면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되는데
혼자 남은뒤엔 항상 후회를 한다.
어떤 사람이였든 그사람을 잃는건 정말 슬픈일이라서다
그게 날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21살
가족이라면 가족이랬던 친구 하나를 잃었다
그리고 5명을 껴안고있던 크고 단단했던 틀도 깨져버렸다
원래 21살은 이렇게 힘든건가 싶다
다 내가 부족한 탓이겠지
100개를 이해해줘도 이해못해준 1개에 상처받는게 사람인가보다
어른이 된다는건 뭘까 도대체
 
나역시 하은이에게 완벽한 친구는 아니였다
알고있다
함께하는 동안에도 제일 자주싸웠던 우리다
하지만 마지막모습은 내가 알던 여하은이 아니다 진짜
거기서 느낀거다
아무리 붙잡아도 잡히지 않을 것 같다는 쌔한 느낌은.
 
 
그 길었던 사이에 마침표는 잘지내라 한마디였다
 
 
잘지내라
 
 
고마웠고
함께하는 동안만큼은 행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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